사회 문화

이스라엘과 한국은 공통점 - 자원부족, 외세의 억압, 교육열

달무리지는 2023. 5. 18. 13:43

베네트 前이스라엘 총리 “창업 뛰어들 용기가 중요, 청년들 리더 경험 시켜라”

[제14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입력 2023.05.18. 12:29업데이트 2023.05.18.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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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프탈리 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

“정부는 스타트업에 뭘 지원해줄지 생각하기 이전에 ‘훼방놓지 않을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18일 조선일보가 주최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전 총리가 연사로 등장했다. 스타트업 강국으로 자리매김한 이스라엘의 혁신 비결을 주제로 강연했다.

베네트 전 총리는 “이번이 내 첫 한국 방문”이라면서 “이스라엘과 한국은 많은 공통점을 가진 나라”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한국은 삼성이나 엘지 등 유수의 대기업을 보유했지만 이스라엘에는 많지 않다, 대신 수천개의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이 이스라엘 경제를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베네트 전 총리는 이스라엘이 1인당 R&D 투자액이 세계 1위라고 소개하면서, 그 이유를 이스라엘의 유대교 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스라엘인은 마실 물을 찾기도 어려운 사막 기후에도 불구 오래전부터 바닷물을 먹는물로 바꾸는 담수화 기술을 개발해 기어코 살아남은 사람들”이라고 소개했다. 또 “우리 유대인은 2000년을 모로코, 폴란드, 이라크 등을 떠돌며 ‘나라 없이’ 살았다”며 “어려운 환경에서도 결코 절망하지 않고 낙관적인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는 “스타트업에 뛰어들 수 있는 용기 있는 청년들을 양성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어린 나이부터 책임감을 갖고 다른 사람들을 통솔하는 리더가 되는 경험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22세때 군에서 포병 80명을 지휘했던 자신의 경험도 소개했다.

2023년 5월 1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안리더십컨퍼런스. /김지호 기자

유대인 특유의 토론 문화도 소개했다. 베네트 전 총리는 “이스라엘인은 논쟁을 사랑한다, 이스라엘의 스타트업을 방문해 그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면 마치 싸우고 있는 것 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토론하는 것”이라며 “유대인이 ‘금과옥조’로 여기는 율법책 ‘탈무드’도 토론 내용이 빽빽이 적힌 교과서”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밝히고, 반박을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가 스타트업의 혁신적인 발전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베네트 전 총리는 성공적인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해내는 데 몰두하기 이전에 리스크를 감수하는 기업가 정신을 먼저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젊은 시절 2년간 군에 몸담았다가 이후 미국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을 창업하게 된 이야기도 털어놨다. 그는 “한때 사령관이 되고 싶었지만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1000만달러를 투자해 첫 회사를 차렸다”면서 “3~4번의 실패를 거치고 나서야 회사가 성공했다, 군 시절의 경험이 리스크를 감수해야만 하는 기업인으로서의 자세를 배울 수 있게 해준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정치를 할 사람은 기업을 운영해보는 경험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스타트업에 무슨 지원을 할지 고민하기 이전에 스타트업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을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기업인 출신 정치인이야말로 기업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고 기업을 다루는 방법을 알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과 한국의 공통점도 언급했다. 베네트 전 총리는 “양국은 수천년의 유구한 문화를 가졌음에도 건국 초기부터 인접국에 의한 위협을 견뎌왔다”며 “천연자원도 부족해 GDP의 4% 이상을 R&D에 투자하는 세계에서 유이(唯二)한 국가가 바로 한국과 이스라엘”이라고 했다. 또 “두 국가 모두 자녀 교육의 가치를 크게 존중한다는 점도 같다, 부모들이 자식은 자신보다 더 나은 교육을 받기를 바라고 실제로 그렇게 하도록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