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니몰러 - 나는 아무 말도 안했더니, 아무도 나를 변호해 주지 않았다.
마틴 니묄러 (1892-1984) 목사가 92세로 3월 6일 별세하였다. 1차대전 시기에는 해군장교가 되어 잠수함을 타고 지중해에서 복무하였다. 철십자훈장을 받을 정도로 무공을 세웠고, 운도 억세게 좋았다. 뮌스터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의 길을 걸었다. 히틀러 집권 초기까지도 그는 지지하는 편이었다. 나치가 독일교회를 지배하려는 움직임에 반대하여, 저항운동의 선두에 서게 되었다. 용기 있는 선택의 댓가로 1937년 체포되어 재판을 받아, 이후 전쟁이 끝날 때까지 다하우 강제수용소에서 보내야 했다. 석방된 이후 그는 교회의 대표가 되어 철저한 반전주의자 및 평화주의자로 활동하였다. 동독이나 사회주의에 대한 발언은 극히 자제하였기에, 좌파 성직자로 통하기도 하였다. 동독의 정보기관에서도 그의 활동을 지원하였다는 증언도 있지만, 통일 이후 그에 대한 문서증거가 나오지는 않았다.
전후에 한적한 시간을 즐기며 칼 바르트와 나눈 대화가 있다. “마틴, 넌 신학을 제대로 배우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늘 맞는 소리만 하냐? 참 신기한 일이야.” “칼, 너는 그렇게 많은 글을 쓰는데, 한 번도 틀린 이야기를 하지 않잖아. 난 그게 더 놀라워.”
1946년 강연 중에 언급한 내용이 종종 회자된다. 시의 형식으로 이해하려는 사람도 있고, 제목을 “침묵의 대가”라고 붙인 사람도 있다.
그들이 사회주의자들을 잡으러 왔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난 사회주의자가 아니었으니까.
그 뒤에 그들이 노동조합원들을 잡으러 왔을 때도,
나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난 노조원이 아니었으니까.
그 후 그들이 유대인을 잡으러 왔을 때도,
나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난 유대인이 아니었으니까.
마침내 그들이 나를 잡으러 왔다.
하지만 내 곁에는 나를 변호해줄 사람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