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산교회

삼일절 기념예배 국민일보 기사와 사진

달무리지는 2013. 3. 6. 10:37

3·1운동을 목전에 둔 1919년 2월 중순. 당시 서울 수표교교회 신석구 목사는 ‘교회나 크리스천이 정치적인 문제에 참여하는 게 옳은 일인가’라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며칠 전 같은 감리교단의 오화영 목사로부터 3·1절 거사를 위한 민족대표 33인으로 참여해달라는 권유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일이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것인지 새벽기도를 드리던 신 목사는 2월 27일 새벽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4000년 전하여 내려오던 강토를 네 대에 와서 잃어버린 것이 죄인데 찾을 기회를 찾아보려고 힘쓰지 아니하면 더욱 죄가 아니냐.” 신 목사는 이 일이 주님의 뜻이라고 확신, 3·1운동에 적극 가담했다. 체포된 신 목사는 재판정에서도 “한일병합을 반대한다. 독립이 될 때까지 독립운동을 계속하겠다”고 소신을 굽히지 않다 2년6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1911년 105인 사건으로 투옥된 남강 이승훈. 독립운동가이자 오산학교 설립자인 그는 평양신학교 교장을 지낸 나부열 선교사(미국명 스태시 로버츠)가 건넨 ‘천로역정’을 감옥에서 읽으면서 신앙의 깊이와 조국 독립의 의지를 다짐했다. “어떠한 고난이 닥쳐도 하나님과 민족을 위해 내 한몸 바치겠다”고 서원한 이 장로는 출옥 후 신학을 공부해 목사가 됐고 독립에 대한 염원을 더욱 강하게 다졌다.

신석구 이승훈을 비롯해 길선주 이갑성 박희도 이필주 등 민족대표 33인 중 16인이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은 당시 기독교가 민족과 나라의 향도요 등불이었다는 의미다. 한마디로 3·1운동은 기독교 신앙 운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교회역사연구원장 김수진 목사는 “일제의 핍박 속에서도 살 수 있었던 건 민족을 사랑한 기독인들의 뜨거운 열정 때문”이라며 “이들은 주님의 뜻인 십자가를 짊어졌다”고 말했다.

3·1절 94주년을 보낸 2013년 대한민국에 다시 한번 하나님 사랑, 민족 사랑이 차고 넘쳐야 한다는 외침이 간절하다. 불굴의 정신으로 올곧은 믿음을 지켜낸 선배들의 신앙고백을 현재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언젠가부터 한국의 기독교가 민족과 나라를 생각하기보다는 물신주의와 성장주의에 매몰돼 본질적인 프로테스탄트 정신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세속의 가치를 쫓으면서 예언자적 소명을 감당하는 데 소극적이 아니냐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3·1운동을 거치면서 성도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이는 기독교가 한국의 민족종교로 자리잡게 된 원동력인 만큼 이 정신을 오늘에 되살리면 자연스럽게 부흥의 열매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다.

고신대 이상규 교수는 “당시 크리스천이 갖고 있던 독립에 대한 열망은 신앙적 바탕에서 일관되게 추진됐다”며 “그 시절 민족의 종교였다는 걸 확신했던 기독교 신앙을 다시 한번 일으켜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교회와 성도들을 중심으로 3·1민족정신을 이어가려는 노력이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월산교회는 올해로 27년째 횃불만세운동을 펴고 있다. 1919년 3월 16일 이 교회 성도와 주민들이 독립만세운동을 벌이던 중 일제에 의해 12명이 사상된 사건을 추모하기 위해 매년 행사를 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28일 저녁 6시 기념예배를 가진 후 300여명이 모여 4㎞ 거리 행진을 했다. 서울 신촌성결교회와 창천감리교회 등 신촌의 5개 교회는 84년부터 매년 3월 1일 기념 연합예배를 드리며 3·1운동이 한국 역사에서 가장 대표적인 민족사랑 신앙운동이었다는 점을 되새기고 있다.

대구광역시 장로회총연합회는 영남지역 3·1운동의 중심이었던 대구제일교회에서 지난해부터 기념식 및 재현 행사를 해왔다. 올해도 참가자들은 제일교회에서 중구 서문로의 3·1운동 표지석까지 가두행진을 하며 기독교계가 중심이 돼 3·1정신을 계승할 것을 다짐했다.

1988년 서울 종로 성결교회(현 삼성제일교회)에서 제1회 3·1절 기도회를 가진 이후 지금까지 매년 3월 1일 모임을 갖는 민족화합기도후원회의 정근모 장로는 “민족의 발전과 국력 신장의 절대 요건은 기독교 정신”이라며 이 바탕에 3·1운동 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2002년부터 3·1절에 중보기도를 이어오고 있는 연합기독여성 단체인 한국기독여성모임(KCWA)의 주선애(장신대명예교수) 공동대표는 “3·1운동을 일으킨 우리 선배들뿐 아니라 하나님께서는 오늘 우리의 상황을 마음아파하실 것”이라며 “3·1정신을 통해 어머니들이 깨어 일어나 기도하고 우리의 삶을 새롭게 해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맑고 평화로운 사회를 물려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신대 박명수 교수는 “한국 현대사에 있어서 기독교만큼 민족과 함께한 종교는 없다”며 “이런 측면에서 한국교회와 성도가 단지 개교회와 성도 개인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3·1정신을 바탕에 깔고 민족과 교회를 함께 견인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권면했다.

최영경 노희경 기자 yk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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